바람이 분다 (風立ちぬ, The Wind Rises, 2013) ★★★★★ :: 2013/09/06 12:59

바람이 분다
정말 이렇게 입이 근질근질거리게 만드는 영화는 오랜만이다. 개봉하기 전부터 소재에 관해서 이슈도 많았고 지금까지 영감님의 영화와는 작화/연출/음악 등등 너무 많은 면이 다르기에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아지게 만든 영화다.

뭐랄까, 한 마디로 말하면 거장의 은퇴작으로 부족함이 없다. 자기가 평생 그리고 싶었던 이야기를 여기서 몰아서 풀어 놓는 것이 아닐까?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, 마치 지금까지는 "아이들, 관객들에게 서비스를 하느라 지금까지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참았다. 하지만 막판이니 내 마음대로 할꺼야!!" 한 것이 아닌 가 싶다.

하지만 이 영화를 보러 가겠다면 일단은 말린다. 지금까지 알려진 지브리 영화, 그 어떤 미야자키 감독의 영화와도 아주 동떨어진 전혀 다른 영화다. 애초에 일반 극장에 걸릴 영화라기 보다 예술 영화 전용관에서 마스터, 마지막 사중주와 같이 걸려 있어야 할 정도로 일반인에겐 낯설을 것 같다. 물론 소재가 엔지니어의 꿈 + 사랑이기에 크게 어렵다거나 불편하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지브리 애니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생각할 때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을 까 싶다. 그러니 전체 관람가라고 아이들 손 붙잡고 가시려는 부모님들, 차라리 옆 상영관에서 하는 드래곤 볼을 추천해드립니다.

생뚱맞지만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"그해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"가 연상이 된다. (이하 생략)

영화 외적으로 많이 회자가 되었는데, 영화를 "잘 보면" 감독의 고민이 보인다. 하지만 딱 거기까지. 영감님 영화를 쭉 봐온 사람들이라면 잘 알겠지.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고 어느 정도까지 이야기하는 사람인지... 그냥 딱 자기의 꿈, 가족의 행복. 이게 세상의 전부인 사람인데, "거장의 지위가 있으니 사회적이슈에 참여해야 한다." 라고 주장하면 할 말은 없다. 애초에 이 소재를 잡은 것이 문제이지. 그로 인해서 욕을 먹는 건 감수해야 지.

사족: 주연 성우를 완전 생 초보인 에반게리온 감독의 안노 히데아키 감독으로 기용한 것에 대해서 사실 그다지 좋게 보지 않았다.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영감님의 깊은 뜻의 감복하여 엎드려 용서를 빌게 되더라. 죄송합니다!!

2013/09/06 12:59 2013/09/06 12:5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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